경험적 가족치료 모델은 가족관계에서 구성원의 개별성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특히 사티어의 경험적 가족치료 모델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사랑을 경험하면서 높은 수준의 자아존중감과 자기가치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을 강조합니다. 경험적 접근의 핵심은 개인이 경험한 사건이나 상황은 그대로 있을지라도 그것과 관련된 개인 내면의 경험이 변화됨으로써 자기가치가 일치적으로 변화되는 데 있다. 경험적 가족치료 상담사는 개입의 첫 만남부터 가족 구성원 개개인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자아존중감을 민감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더불어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고자 하는 기대, 열망과 감정을 인식하면서 지금-여기에서의 문제해결책을 찾도록 촉진하고, 일치적인 의사소통을 하도록 돕습니다. 개입 과정에서 가족상담사는 학습과 변화를 위한 모델링 역할을 하고, 변화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족에게 전달합니다.
1. 사례의 개요
이 사례는 S시 변두리에 위치한 영구임대 아파트 단지 내 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가족상담사에게 의뢰되었습니다. 가족상담은 약 4개월 동안 1~2주의 주기로 1회 50분씩 8회기에 걸쳐 진행되었습니다. 가족상담사는 1회기 첫 상담에 가족이 모두 참여하도록 요청하였습니다. 상담은 전체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저녁에 이루어졌습니다. 매 회기는 들어가기, 작업하기, 나가기의 과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들어가기에서는 상담에 오기 전에 발생한 특별한 사건이나 과제에 관련된 것을 공유하고, 작업하기에서는 상담목표와 관련된 작업을 하고, 나가기에서는 상담내용을 요약하고, 상담에 대한 가족의 평가를 확인한 후 다음 일정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구조화되었습니다. 이 가족은 40대 초반의 부모와 중학교,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로 구성된 저소득층 4인 가족입니다.
1) 가족문제 : '나는 나, 그대로를 사랑해 주세요.'
종합사회복지관으로부터 처음 사례가 의뢰될 때 제시된 문제는 둘째 자녀[스타, 김호영(가명)]의 도벽과 또래에 대한 폭력문제, 그리고 아버지의 아내와 자녀에 대한 언어적 · 신체적 폭력이었다. 스타 호영은 초등학교 5학년 남자 아이로, 또래의 보통 키에 다소 마른 체격을 가졌습니다. 어머니는 자녀를 모두 자연분만으로 출산하였습니다. 스타는 출산 당시와 유아기 성장 과정에서 발달상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1년 전부터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스타가 반 친구들의 학용품과 용돈을 훔친 문제로 어머니가 학교에 불려간 일이 두 차례 있었습니다. 스타는 사회복지관의 방과 후 교실을 다니고 있는데, 방과 후 교사는 친구들을 때리고 위협하는 스타의 행동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하여 사례관리 팀에 개입을 의뢰하였습니다.
사회복지관 사레관리 사회복지사는 스타의 어머니와 상담한 결과 아동의 문제가 아버지의 폭력과 부부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고, 외부 기관의 가족상담사에게 사례를 의뢰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가족상담사는 개입의 초점을 단순히 스타의 품행문제나 분노 조절만이 아니라 가족의 성장과 변화에 두었습니다. 또한 스타의 품행문제나 분노 조절만이 아니라 가족의 성장과 변화에 두었습니다. 또한 스타가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친구를 때리는 사건은 타인의 관심을 받고 싶은 욕구 및 의사소통 유형과 관련이 있다고 가정하였습니다. 개입 과정에서 스타 가족은 역기능적인 방식으로 인정과 사랑의 열망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스타와 그의 가족은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은 열망에 관한 미해결된 과제 '나는 나, 그대로를 사랑해 주세요.'로 명명한 가족 문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 가족 배경
이 가족의 원가족을 살펴보면 스타의 아버지는 남매 중의 막내로, 중학교 때 배사고로 선원이었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고등학교 때 가출한 후로 연락이 끊겨 생사조차 알지 못합니다. 아버지는 친척 집을 전전하면서 고학으로 야간 고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서 공장에 다녔습니다. 아버지의 누나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와서 공장을 다녔는데, 불행을 많이 겼었고, 형편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현재 아버지는 누나와 거의 왕래 없이 지내고 있으며, 스타의 어머니와 함께 트럭으로 야채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스타의 어머니는 3남 2녀 중의 막내로, 어머니는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려바에 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고등학교 때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를 양육해 준 사람은 할머니와 손위 형제들이었습니다. 어머니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서울에 사는 큰오빠 집에서 생활했습니다. 결혼 전 여러 업종의 판매원 일을 하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습니다. 현재 어머니는 큰오빠 부부를 비롯한 다른 형제들과 금전문제로 갈등적이거나 소원하여 거의 접촉이 없습니다.
부모의 성장기 양육 과정을 보면, 두 사람 모두 성인이 되기 전에 부모가 사망하거나 가출하여 충분한 돌봄과 사랑을 받지 못한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부모로서 적절한 역할모델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가족상담 개입 과정에설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할아버지 역시 술을 많이 마셨으며, 술을 마시면 행동과 감정이 통제되지 않아 할머니와 자녀를 때렸습니다. 스타의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지만, 여러 형제 가운데 막내로 자라면서 개별적인 관심과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타와 누나 역시 부모로부터 적절한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하루 종일 장사를 하느라고 집에 없기 때문에 첫째인 누나가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하며 동생을 챙겼습니다. 누나는 중학교 3학년이 되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타를 돌보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겼습니다. 또한 스타가 누나의 지도를 잘 따르지 않는데 불만이 있었습니다. 스타 입장에서는 누나가 자신에게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고 호소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