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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 정서체계 가족치료 모델의 개입과정 Ⅱ - 2회기 상담

by choroc-mari 2025. 3. 18.

 

1) 초기 단계 : 가계도 통찰을 통한 불안 감소 단계

(2) 2회기 상담 : 원가족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불안 감소 

 

   2회기에서는 1회기에서 발견했던 내담자의 호소문제인 큰아들의 거친 행동에 대한 내담자의 만성불안을 다루기로 하였습니다. 가계도 탐색에서 내담자는 아버지를 무능력하고 폭력적인 사람으로 정의 내렸습니다. 내담자는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상처가 미분화된 감정이 되어 현재에도 활성화되고 있음을 그 영향으로 어머니가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애착불안이 아버지로부터 거리 두기를 하고, 어머니와 융합된 삼각관계를 형성했던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가족 가계도 탐색에서 드러난 아버지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버지는 성장기에 공부를 하고 싶었으나 부모의 반대로 진학이 좌절되었고(성장 욕구의 좌절감, 불안 형성), 부모의 큰 기대와 특권을 가졌던 형과의 삼각관계에서 소외된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소외에 대한 만성불안 형성), 공장에 취직해서 기술을 배우라는 부모님의 명령에 마음으로는 원망이 컸지만 어쩔 수 없이 취직한 공장에서 얼마 되지 않아 큰 부상을 입고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공장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는 학업 중단과 장애로 인해 부모를 원망하면서 좌절과 실의에 빠져 거의 매일 술을 마셨다고 합니다(불안에 대한 감정반사적 회피 행동), 내담자는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는 어머니를 구타하고, 집에 불을 지르겠다고 위협하는 것, 농약으로 자살 위협하는 것 등 항상 불안이 심한 상태에서 자랐습니다. 또한 내담자의 형제자매는 공부보다는 부모님을 도와 농사일도 해야 했습니다.

  내담자는 너무나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숙제도 하지 못하고 들에 나가 일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나무 그늘에서 술을 마시면서 뙤약볕에서 일을 하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잔소리만 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아버지를 보면서 내담자는 '아빠는 감독자 같고, 우리를 일 시키려고 낳았나 보다.'는 생각이 드니 아버지의 폭력과 무능력이 너무나 싫었습니다(폭력과 무능력에 대한 만성불안 형성).

 

내담자는 어머니에 대해서도 만성불안과 미분화된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한 2차 관계 과정). 내담자는 아버지의 폭력에 대하여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서 자신들을 보호해 주기를 바랐지만, 기대와는 달리 어떤 대처도 하지 않았던 어머니에 대하여 서운한 감정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들에 나가 일만 시키는 어머니에 대하여 '우리를 너무 힘들게 일만 시키는 엄마'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담자가 초등학교 다닐 무렵에 어머니가 여러 번 집을 나갔던 경험이 있어 '엄마가 우리를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어떤 표현도 하지 못하고 착한 딸로서 과대기능하는 패턴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불안에 의한 감정반사 반응) 이러한 과정에서 내담자는 어머니에게 다가가는 융합된 삼각관계를 형성하고, 아버지로부터 거리 두기를 하면서 폭력에 대한 강한 불안과 어머니로부터 버려짐에 대한 불안이 내재화된 것으로 보였습니다(삼각관계 고정화). 내담자의 이러한 성장기 불안과 불안반사적인 행동 유형이 핵가족에서 자녀와의 관계와 남편과의 관계, 시댁과의 관계에 투사되어 다양한 관계 갈등을 만들어 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상담사는 가계도 탐색에서 내담자가 가졌던 아버지의 폭력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이 만성불안이 되어 현재 핵가족 내에서 큰아들이 둘째아들과 다툴때마다 과도하게 감정반사적이 되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원가족에서 형성된 아버지에 대한 만성불안이 자녀에게 투사되어 과도하게 감정반사적이 되고(세대 간 가족 투사과정), 자신의 야단과 질책을 받은 큰아이가 동생에게 분노를 투사하여 더욱 폭력적이 되는 순환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는 자기 자신의 역할에 초점을 두기 시작하였습니다.

(3) 3회기 상담 : 원가족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불안 감소와 분화

  2회기 때 다루었던 부분에 대하여 간단히 점검하고, 2회기에 이어 내담자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만성불안의 감소를 위해 개입하기로 했습니다.

  내담자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자 어머니는 자녀 교육을 위해 아버지만 고향에 남겨 두고 대도시로 이사를 했습니다. 어머니는 도시에서 조그만 음식점을 하면서 내담자와 여동생에게 일을 시켰고, 주말이면 다시 시골로 농사를 지르러 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죽어 버리겠다고 농약을 먹는 소동을 피웠지만 어머니의 고집을 꺾지 못했습니다. 내담자는 어머니가 주말에 시골에 갈때면 어머니 대신 가게 일을 하면서 혹시라도 어머니가 맞아 죽을까 봐 두려웠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속아서 결혼했다." "너희 때문에 내 인생은 없다."는 말을 자주 했고, 내담자는 아주 어려서부터 '엄마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면서 어머니의 뜻을 맞추면서 살았습니다(삼각관계 형성 : 미분화된 융합관계, 과대기능). 내담자는 한 번도 어머니에게 요구하거나 거절하지 못하는 착한 딸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속으로는 일하기도 싫었고, '죽고 싶다.'는 생각을 참 많이 하면서 성장했습니다.

  상담사는 가계도 탐색에서 이러한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존중하기보다는 항상 타인 중심으로 눈치를 보면서 살았던 내담자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내담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을 정말 어려워하였고, 누구에게 요구하거나 요청하는 일이 어려워서 시댁과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이러한 패턴을 보였다. 내담자가 가진 이러한 자기억압적 감정패턴은 어머니가 떠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만성불안에 의해 현재에도 자동적으로 반복되고 있음을 통찰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상담사는 내담자와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형성된 미분화된 감정을 다루기 위해 아버지의 원가족을 탐색하였습니다. 아버지는 내담자가 결혼하여 큰아들을 낳을 때쯤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와는 직접적인 치료 과정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내담자와 함께 아버지의 원가족 과정을 탐색한 결과, 아버지는 일찍부터 학업이 좌절되었고, 장애를 가지고 살아야 했던 것에 대한 아버지 가족의 배경을 살피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도 부모로부터 수용적이고 존중적인 돌봄과 지지를 받지 못함으로써 성장의 좌절에서 오는 상처와 슬픔이 내재된 만성불안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의 행동은 가족에게 심각한 피해를 가져다주었지만 아버지의 그 행동조차도 체계의 산물이었다는 것을 인식을 하게 되면서 내담자는 과도한 책임감과 죄책감을 서서히 내려놓게 되었습니다. 내담자 자신도 원가족에서 형성된 만성불안 때문에 자신의 자녀에게 지나치게 관여하고, 폭력적이 되어 버린 것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세대 간 전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통찰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초점 두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내담자는 불안이 감소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담사는 내담자에게서 감정반사적 반응이 감소되는 모습을 관찰하고, 내담자의 객관적 사고의 기능을 확장하는 질문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를 위하여 상담사는 가계도 탐색에서 나타난 사실을 중심으로 아버지가 폭력적이고, 무능력하다는 내담자의 만성불안적인 해석에 도전하는 과정질문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조심스럽게 이루졌는데,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가계도에 대한 미숙한 해석에서 벗어나 좀 더 확장된 해석을 함으로써 미분화된 감정에서 벗어나게 하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아버지의 다른 면을 발견한 내담자는 아버지에 대한 미숙하고, 부정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아버지가 자신에 대하여 어떤 존재였는지를 재해석함으로써 자기정체성과 자존감이 회복 및 성장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